2024년 9월 12일~10월 13일까지 이루어진 전시.정확히 어떤 전시인지도 모른 채, 김환기 작가의 <산울림>을 예전 '이건희 컬렉션전'에서 인상깊게 본 기억이 있어 그의 작품이 있단 정보만 얻고 미루다 미루다 전시 마지막날 덕수궁에 방문하게 되었다. 김환기 작가의 작품은 저작권 상 촬영이 허가되고 있지 않아 담을 수 없었으나 <산울림> 외에 <산월>이란 작품을 볼 수 있었다. 기대보다는 적은 작품이었으나 새로운 작품을 볼 수 있었고, <산울림>은 다른 학예사의 손길에 따른 배치에서 보니 사뭇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관리전환'에 대한 지식이다. 나는 소장품전이라고 하는 전시명을 보고선 단순히 미술관에서 소장하는 작품을 모아서 전시하는 것이구나 생각했지만, 소장이란 것은 단순히 원래부터 내 것이다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 작품의 수집은 '구입' 혹은 '기증'에만 머무른다고 생각했지만 그 외의 다른 경로의 하나로서, 정부 및 공공기관이 소장한 작품을 해당 기관의 요청에 따라 관리를 이전받아 소장하는 것을 바로 '관리전환'이라고 부른다.
보자마자 '요즘 인테리어 트렌드에 맞게 걸기 좋은 작품이다.' 라는 가벼운 생각을 했었는데, 어떤 소재로 만든 작품일까 생각하다 캔버스에 아크릴릭 물감으로 계속해서 덧바르며 만든 격자라고 들었을 때는 조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뾰족뾰족 거친 붓의 표현이 두드러지는
개인적으로 동양산수화나 고사인물도에 매력을 많이 느끼는 편인데, 한국미술계의 역사를 짧게 볼 수 있는 만큼 수묵화 위주의 한국화도 꽤 많이 볼 수 있어 좋았다.
기록을 위한 그림이었지만 빛에 대한 표현이 아름다워 좋았다.
민족기록화들도 볼 수 있었는데 최소한의 붓터치만으로 표현해낸 작은 사람과 여러가지 물건들의 모습이 산수화와 겹쳐보이고 신묘하고 귀엽다.
이번 전시 중에서도 단연 눈을 사로잡았던 작품을 꼽자면 천경자 작가의 <누가 울어 2>를 선택하고 싶다. 러시아 작품 전시를 갔을 때 느꼈던 강렬한 색감과 이국적인 그림양식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서 작가가 어떤 화풍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을지에 대해 궁금해졌다.
같은 장소에서 다른 시대의 일상의 풍경을 그 눈으로 간직한 그림을 보고 있자니 시간여행을 하는 것만 같은 오묘한 기분에 빠져든다. 정감 넘치는 풍경이 참 좋았다.
색감과 구도가 눈에 들어와 참 마음에 들었던 작품.
얇은 선으로 외곽선을 딴 것을 따라가며 어디쯤 경계가 흐려지고 사라지는지 지켜보는 것도 즐겁다. 어머니에게 노래와 연주를 보여드리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모습을 담아낸 작품.
아래부터 특히나 마음에 들었던 작품들이다.
조소에는 크게 흥미가 없는 편이었으나 바로 뛰어들 듯한 생동감에 빠졌다.
이상하게 계속 들여다보게 되는 작품.
달동네에 높은 언덕에 올라 풍경을 한아름 끌어안는 기분 꽤 오래 앞에서 지켜봤던 작품이다.
실제로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사물들을 붙였다
이 그림이 정말 좋았다. 빨간 우산을 들고 걸어가는 한 사람이 그림에 변주를 주고 길과 저 뒤에 펼쳐진 풍경 또한 저 골목이 어느곳으로 향하게 될 지 나도 구불구불난 길을 따라 눈으로 쫓게 된다. 한참을 바라보게 된다.
풍자를 위한 그림이지만 눈의 안광이 살아있는 듯이 번쩍거리고 빛난다.
서양화적 느낌이 정말 잘 보였던 작품.
작품을 자세히 보다 흐리게 사라질 듯 말 듯 표현된 느낌이 신비로워 찍어보았다. 이것도 붓으로 모두 표현했을까
아! 그리고 너무 신기했던 부분. 중앙에서 계단을 오르내릴 때도 화장실을 전혀 찾을 수 없어 곤란했는데, 2층에서 전시를 보다 벽처럼 숨겨진 문을 발견해 눌렀더니 감쪽같이 갈라지고 다시 합쳐지며 숨겨진 문이 나타났다. 분명 미술관람에 방해되지 않는 최적의 디자인을 만드느라 많은 고민과 비용이 들어갔으리라고 본다..😅
덕수궁으로 나와 잠시 쉬고 있는데 눈에 보인 복식전시. 잠시 둘러보고 왔다.
그 외 다른 작품들
전시관의 마지막 출구 앞에서는 '표준영정'이라는 "민족적 추앙을 받고 있는" 역사상 위인과 우국선열 등 선현의 모습을 여러가지 기록에 근거해 통일시킨 초상화를 볼 수 있었다. 워낙 한 인물들의 대한 그림이어도 각각의 얼굴들이 달라 국가적으로 문화체육부장관이 영정•동상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제작한 영정을 '정부표준영정'으로 지정한 영정인데 2024년 5월 기준 총 99점이 표준영정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는 흥미가 일지 않아 찍어 기록하진 않았다..😅
마지막은 미술관을 나오기 전 옛 건축양식의 창에 비치는 바깥 사람들의 풍경이 위에서 본 시대의 풍경의 그림 같아 찍어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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