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241121

myview241107 2024. 11. 21. 22:18

오늘 할머니 꿈꿨어 할머니이...🥲
보내고서도 꿈에 한 번도 안 나오셨던 것 같은데, 다 같이 비 추적추적 오는 날씨에 마지막으로 모실 때, 우리 가족은 직계는 아니라 내가 할머니랑 보낸 세월이 더 많지만 친손주들보단 피가 진할 수 없어 저 뒤에 물러나 있었는데. 어른들이 "○○이도 나와서 절 드려라" 챙겨주셔서 나와서 인사드린 순간 비 그쳤던 게 아직도 생각이 난다. 그 후로 꿈에 한 번은 오실 줄 알았는데 어제가 오늘인지 내일인지 모르던 시기에는 오지도 않으시고 왜 갑자기 오늘 오셨어요. 안 오시나 안 오시나 할 때는 1촌들만 돌고 그냥 가셨나 보다 했는데 내가 이번 년도 간다고 해놓고 한참 계절을 놓쳐서 못 가겠다 생각하니까 오신 거예요? 처음엔 나 힘들어해서 오셨나 했네. 근데 더 힘들 때도 안 오셨잖아. 나 뭐를 하라고?

근데 거기서도 말을 안 해. 내가 뭐 고친다고 막을 거 찾느라 유리 주전자 손잡이에 걸린 고무줄을 보고

"나 고무줄 가져가도 돼?"

하니까 요리하던 할머니가 그냥 ☺️ 이렇게 웃으면서 끄덕 해. 할머니는 뭐라고 잔소리하는 적이 없으셔. 그냥 말없이 마음으로 '그래'하고 넘어가든지 부드럽게 웃으셔. 내가 어릴 때 항상 주무실 때마다 코를 막는 짓궂은 장난을 할 때도 그랬다. 그 연세에 위험하기도 하고 한 번쯤은 놀라 짜증낼 법도 한데. 근데 여기서 말을 하지 않는 이유는 그게 아니라 잘 듣지도 못하시는 것 같아서. 나를 기억하고 있는지, 기억을 하고 있다면 그 속의 나는 몇 살의 나인지 알 수가 없어. 그래도 표정은 왜 필요한지 궁금한 기색이라, 거기 왜 있는지 모를 할머니랑 인연도 없을 것 같은 애플민트로 장식한 재워둔 고기가 있는 그릇을 가져와서. 랩을 씌워서 고무줄로 둘러놓은 그릇을 열고 냄새 맡는 몸짓을 하고 다시 또 덮어서 이렇게 막을 거야 하고 알려 드린다.
할무니, 그 이후로 저 영혼의 한 공간이 마지막 날까지 바람 통하는 빈 공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또 모르겠어요. 다시 그만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아서 그른가, 아니면 이리저리 바람이 드나드는 만큼 이제는 받는 게 아니라 없던 정으로 오히려 남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서 그런가. 학교도 혼자 다닐 나이에 걷지도 못하는 애기를 질투하는 마음도 가진 적이 있는데, 이제는 작은 것들도 애정을 가지고 보는 눈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됐어여..

그래, 나한텐 할머니가 있어 힘내야지! 축 늘어져있지 말고. 근래엔 작은 것들에도 잘 웃고 부정적 감정 거의 없고 '이상적인 상태가 아닌가?' 생각하며 살았다. 근데 지금 할머니 생각하면서 "그래 잘 살아야지😡" 하는 감정이랑 비교해 보니까 겨우 연명이었다 싶은 느낌이 들어.

근데 직전에는 갑자기 다시 볼 일도 없는 s 씨는 왜 나온 거예요? 그것도 굳이 봐야만 되는 길목에 지나가는 상황으로 나만 미안하게 복잡하게 만들고. 애초에 이제까지 영향 줄 사이가 아닌데 별 일도 없어 보이는구먼🥲 왜 두 사람이 한 번에 꿈에 다 나오냐고 나보고 뭐 어떡하라고. 힌트도 안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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